【베이징=뉴시스】이재은 기자 = 방중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6일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국회가 참으로 꼴사나워 부끄럽다. 참으로 자책감과 자괴감이 가슴 속에 있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베이징의 한 연회장에서 열린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올해가 3.1운동과 임시정부를 수립을 한 지 100주년인데 선조들이 죽기 살기로 목숨 걸고 국권회복 위해 모든 것을 다해 오늘날 번듯한 나라를 만들었다"면서 "오늘도 중국을 보니 엄청나게 발전할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봤다. 미국, 일본, 영국이 승승장구하는데 우리는 이런 중대한 시기에 우물 안 개구리로 세상을 넓게 못보고 있다. 너무 기가 막히고 서럽다"며 토로했다.

그는 백범 김구 선생의 '문화강국론'을 언급하며 "우리는 가무를 즐기는 민족이다. BTS가 전 세계에서 빌보드 1위를 계속하고 수상도 연달아서 했다. 이제 기죽을 필요가 없다. 당당하게 대한민국을 외칠 만큼 국력이 신장됐다"고 평가했다.

문 의장은 최근 선거제 및 공수처 신설 등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국회 폭력사태에 대해 한탄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국회는 싸우는 곳이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없으면 죽는다. 일사분란하게 똑같은 말 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목소리가 다른 게 정상이고 추구하는 이념도 다르다"면서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모여 용광로처럼 다양한 목소리를 내서 싸워야하지만 몸싸움을 하면 안 된다. 그건 동물들이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어 "동물들만 힘으로 싸워서 이긴다. 인간이 인간다우려면 논리 대 논리로 싸워야 한다. 이렇게 막말해서는 안 된다"며 "요즘은 당대표라는 자들이 매일 SNS에 쌍욕을 하면 대꾸하는 사람도 쌍욕으로 받는다. 고비를 넘어야할 중요한 시기에 (이런 사태가 발생해)자책감이 든다. 모든 책임에 국회의장도 열외가 될 수 없다"면서 사과했다.

문 의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복원돼야 한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가장 고생한 교포 여러분들과 국민들이 당당하고 멋지게 살 수 있도록 마무리 짓고 제도화해야 한다"면서 "적폐는 청산해야 하지만 이렇게 되면 보복으로 부딪히게 된다. 또 길게 끌면 처음부터 끝까지 보복만 하고 혁신 동력은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요한 위기에 서서 기회를 못 만들고 자멸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앞으로 여야 없이 힘을 합쳐서 생산적인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동포 간담회에는 박병석·김진표·한정애·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참석해 교민들을 격려했다.

지난달 30일 심혈관계 긴급 시술을 받은 문 의장은 이날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다. 문 의장은 7일 베이징대 특강에 이어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