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셜 프로젝트’ 연구결과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이민자 보호법과 관련해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반이민 정책 지지자들의 주장과 달리 이민자와 폭력 범죄 발생률 증가 사이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형사정책 전문 비영리 및 초당파 언론지인 ‘더 마셜 프로젝트(The Marshall Project)’는 지난달 30일 미국 내 이민자 수 증가와 폭력 범죄 발생률이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된 연구자료는 2017년 발행 ‘인종 형사정책 학술지(Journal of Ethnicity in Criminal Justice)’ 15권 1호에 게재된 ‘도시 범죄율과 이민자 수의 변화(Urban crime rates and the changing face of immigration: Evidence across four decades)’ 자료로 ‘뉴욕 주립 대학교(SUNY)’의 로버트 애델맨 사회학 교수 외 4명의 연구원이 미국 내 도시 200곳의 이민자 수와 범죄 발생 증가율를 분석해 2015년에 발표한 자료에 ‘더 마셜 프로젝트’가 2016년 데이터를 추가한 자료이다.
자료에 따르면 1980년도부터 2016년도까지 미국 내 이민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온 것에 비해, 폭력 범죄 발생률은 오히려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도와 1980년도 사이 이민자 수는 평균 증가율 137%를 보여온 것에 비해, 같은 기간 폭력 범죄율은 평균적으로 12%의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2016년도 이민자 수는 1980년도 때보다 무려 118% 가량이 높았고, 2016년도 범죄율은 1980년도 때보다 36%가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는 폭행, 강도, 살인 등이 폭력 범죄로 간주됐으며, 강간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강간범죄에 대한 정의를 변경했기 때문에 조사 자료에서 제외됐다.
분석 대상 도시 200곳은 뉴욕 등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부터 소공업도시까지 이민자 출신 분포도가 높은 지역부터 낮은 지역까지 미 전역에서 골고루 엄선됐다.
자료에 따르면 1980년도부터 미국 내 도시들의 이민자 수는 최소 57%부터 최대 183%까지 특히 1990년대와 2000년대 초기에 대폭 증가했던 것에 비해, 폭력 범죄율은 최대 43% 감소부터 6% 증가까지 고르게 나타났다.
특히 범죄율은 이민자 수가 급증한 2000년도 이후부터는 전반적으로 감소해 왔다. 또한 도시 200곳 중 68%인 136곳은 이민자 수 증가에 따라 범죄율도 감소한 것에 비해, 겨우 27%에 미치는 54곳에만 이민자 수와 범죄율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범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도시 10곳조차 2016년도 범죄율이 1980년도 때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민자 수와 범죄율 증가 사이 아무런 인과관계도 암시하지 않았다.
분석에 사용된 이민자 수 자료는 인구조사를 통해 수집됐기 때문에 불법체류자 수 증가 여부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반영 여부를 떠나서 범죄율이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에 불체자 수 증가와 범죄율 사이 상관관계를 주장하기에도 그 근거가 매우 희박하다.
데이터 분석 전문 회사인 ‘갤럽(Gallup)’이 2017년에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45%가 이민자 수 증가가 범죄율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46%는 이민자 수 증가와 범죄율 증가 여부 사이 상관관계가 없거나 모르겠다고 답했으며, 9%만이 이민자 수 증가가 범죄율을 하락시킨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