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연방법 어디에도 이민자 구금기한 제한 조항 없다”
6개월마다 보석심리 허용한 항소법원 판결 5대3으로 뒤집어
영주권자 포함 수감중인 모든 추방대상 외국 국적자 대상
이민구치소에 구금돼 있는 이민자는 추방재판이 끝날 때까지 무기한 보석을 허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연방 대법원은 27일 이민구치소에서 3년 넘게 수감 중인 알레한드로 로드리게스 등 이민자들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추방대기 중인 비시민권자를 무기한 구금하는 것은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또, 추방대기 상태인 이민자들에 대해 반드시 보석을 허용할 필요는 없다고 대법원은 판시했다.
주심을 맡은 새뮤얼 알리토 대법원은 결정문에서 “연방법 어디에도 이민자의 구금기한을 제한하는 조항이 없으며, 이민구치소 수감자의 보석심리에 대한 규정도 법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알리토 대법관에 보수성향 법관들이 가세해 이날 판결은 5대 3으로 연방정부가 승소했다.
지난 2015년 샌프란시스코 제9순회 연방항소법원이 추방재판 대기자들에게도 6개월마다 보석심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을 대법원이 이를 뒤집고 하급 법원으로 파기 환송한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2016년 당시 상고심에서 찬성 4, 반대 4로 판결을 내리지 못했지만 지난 4월 닐 고서치 대법관이 새롭게 충원되면서 이번에 다시 판결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이 이처럼 항소법원의 판결을 뒤집게 되면서 이민자들은 일단 수감되면 추방재판이 장기화될 경우, 평균 1년, 최장 3년 이상 구치소에서 나올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번 판결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모든 외국 국적자가 대상이어서 범죄전과 불체자 뿐 아니라 범죄가 없는 난민 신청자나 사소한 범죄경력의 영주권자들도 이 판결을 적용받게 된다.
현재 연방법은 외국국적의 비시민권 이민자가 사소한 경범죄 전과를 이유로 수감된 경우에도 추방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중에는 무기한으로 구금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과 관련 이민자들의 권리를 크게 후퇴시켰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수의견을 낸 소포마요르 대법관은 “이번 판결은 기본적으로 제멋대로 사람들을 구금하는 무법(lawlessness)국가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판결을 강력히 비판했다. 브라이어 대법관도 “이번 추방재판 결과 미국 체류가 허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도 이들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구금되어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민법원에 계류 중인 추방소송은 60만건이 넘어서 사상 최악의 적체를 나타내고 있어 소송에 평균 13개월이 소요되며, 3년을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이민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민자들 중 약 수천여명이 보석 없이 3년 이상 수감 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