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민권자 밝혀도 체포·구금 15년간 잘못 적발 3000여 명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불법체류자 단속이 그 어느 때보다 삼엄해진 가운데, 시민권자까지도 ICE 실수로 인해 체포·구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9일 CBS뉴스는 불법체류자로 오인돼 체포·구금됐던 세르지오 카리요가 정부로부터 2만 달러 합의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세르지오 카리요는 지난해 7월 홈디포에서 쇼핑을 하다 불법체류자 단속에 걸려 LA다운타운에 위치한 연방 이민구치소에 수감됐다.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약 2840명 시민권자가 불법체류자 단속에서 잘못 적발됐고, 이 가운데 214명은 실제로 구금당했다. 지난 3월에도 시민권을 취득한 59세 여성이 샌버나디노 카운티 구치소에서 ICE 이민구치소로 넘겨졌다가 여권을 증명한 뒤에야 풀려났다.
한편 올 1월부터 ICE가 불법체류자 구금 수치 발표를 중단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이후 몇 명의 시민권자가 불법체류자 단속에서 실수로 체포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ICE 측은 "시민권자라는 증거가 있는데도 고의로 시민권자를 구금하는 일은 절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난 시민권자” 밝혀도, 다짜고짜 체포·구금
무차별 불체자 단속, “이민자처럼 보인다”
200여명 추방 될 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반 이민 정책이 강화되면서 전국적으로 불체 신분 이민자들에 대한 전방위 단속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민 당국의 단속 대상에 합법 이민자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포함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오류가 많은 이민자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단속을 하면서 히스패닉 등 소수계 주민들 가운데 미 시민권이 있는 사람들까지 불체자로 오인돼 이민 단속 요원들에게 체포돼 추방 재판에 회부되는 사례까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 39세인 서지오 카리요는 지난해 LA 지역 홈디포 주차장에서 이민국 유니폼을 입은 요원들에 의해 다짜고짜로 체포됐다. 당시 카리요는 단속 요원들에게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시민권을 가진 미국인”이라고 수차례 밝혔지만 이민국 요원들을 그의 말을 아예 무시한 채 LA 다운타운의 연방 이민구치소에 수감했다.
이후 카리요는 추방 재판 회부를 위해 대기하다가 결국 4일이 지난 후에야 이민국이 실수를 인정해 풀려나올 수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밖에도 20년 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계속 미국에 살아온 59세 여성 과달루페 플라센시아도 지난 3월 샌버나디노 카운티 구치소에서 이민 구치소로 넘겨져 추방 위기에 처해지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그녀는 이민국 관계자들에게 미국 여권을 보여준 후에야 풀려나올 수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처럼 시민권자를 포함한 합법 이민자들이 단지 이민자처럼 보인다는 이유 등으로 체포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라큐스 대학의 정보교환센터(TRAC)가 ICE 자료를 바탕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 2002년부터 ICE가 최소 2,840명의 미 시민권자들을 추방 대상으로 잘못 분류했으며, 이들 가운데 최소 214명이 실제로 구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는 ICE가 구금된 불법 체류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게 되면서 정확히 몇 명의 미 시민권자들이 불법 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ICE의 실수로 체포돼 구금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민 변호사들은 ICE의 데이터베이스가 부정확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단속 대상 불체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잘못이 벌어지고 있으며, 오류에 따른 시민권자 구금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