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낸시 펠로시 7시간동안 드리머 구제 열변 …미 하원 최장기록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7일 이른바 '드리머(Dreamer)'로 불리는 청년 불법체류자들에게 합법적인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자며 하원 연단에서 무려 7시간동안 열변을 토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연설을 시작한 펠로시 대표는 오후 5시가 조금 넘을 때까지 꼿꼿하게 연단에 서서 드리머를 왜 구제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했다. 펠로시는 77세이다.
7시간이 조금 넘는 마라콘 연설은 1909년 민주당 소속 챔프 클라크 당시 원내대표가 세운 5시간 15분 연설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클라크 당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무역 과세에 대한 반대를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미 하원 규칙 상 원내대표는 연설 시간에 제한이 없다.
펠로시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의 드리머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 두려움과 불확실성의 잔인한 구름이 그들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다. 공화당의 도덕적 비겁함은 끝나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로서) 허용되는 마지막 1분이 남아있는 한" 어린 나이에 불법으로 입국해 오랜 세월을 미국 땅에서 꿈과 미래를 키워온 청년들에게 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자격을 부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3월 5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DACA를 폐지하는 대신 보완입법 시한으로 제시한 날이다. 이때까지 공화당과 민주당은 DACA를 대체할 새 법안을 도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3월 5일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데 민주당은 DACA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반대하고 비난하고 불평하고 방해한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낸시 펠로시와 민주당 의원들이 DACA 보완법을 내놓도록 그들을 지금 압박하기 시작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백악관은 지난 1월 민주당이 미국과 멕시코 간에 국경장벽을 세워는 방안 등에 동의하면 180만명의 드리머에게 시민권 부여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펠로시의 열정적인 연설에 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연설보다는 구체적 행동으로 원칙을 수호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